↑ 왼쪽부터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정종서 전 행자부 장관 |
13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새누리당 대구시당을 방문해 나란히 입당 원서를 내고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일찌감치 대구 동구갑 출마의사를 밝혔으며 추 전 실장은 전날인 12일 국무조정실장직을 사퇴하고 대구 달성군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이 출마하는 곳은 공교롭게도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초선 출신의 류성걸 이종진 의원의 지역구다.
친박계 후보로 낙점받은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도 이날 초선인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구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와 김부겸 전 의원이 대결구도를 형성한 수성구갑을 제외한 11개 선거구의 새누리당 공천 구도가 거의 확정된 셈이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친박 인사의 추가 출마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불을 댕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할 친박 바람이 현역 물갈이론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 19대 총선에 불어닥쳤던 물갈이론에 대한 학습효과로 반감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김금란 씨는 “아무리 대구지역이 박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하더라도 깜도 안되는 후보들이 나온다고 무조건 될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라며 “그거조차 여의치 않자 새로운 후보를 내는 상황에 대해서 대구 시민들이 전반적으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청와대 출신 일부 인사들이 박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고 출마선언을 했지만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다. 결국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대구 달성군에서 대구 중·남구로,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대구 북구갑서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자의반 타의반 출마지를 변경해야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추이만 살펴봐도 어느 한쪽의 압승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 전 장관이 도전장을 내민 동구 갑의 경우 영남일보 여론조사(4~5일 실시) 결과 현역 류성걸 의원이 더블 스코어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대구 서구의 김상훈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윤두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매일신문(6~7일 조사)에 따르면 아직 10%p넘게 뒤지며 고전중이다. 유승민 의원이 버티고 있는 동구을 지역도 도전자인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등록자만 9명으로 대구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가 등록한 중구남구는 안갯속이다. 초선 출신 김희국 의원은 여성 정치신인으로서 가산점 20%를 받는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와 오차범위내로 힘든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곽 전 수석까지 더해져 혼전이 예상된다. 달서구 병은 재선출신 조원진 의원과 남호균 전 청와대 민원비서관실 행정관이 뜨거운 진박 충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달서구 갑의 홍지만 의원과 달서구 을의 윤재옥 의원 역시 각각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정장과 맞붙고 있다. 그외 북구을의 서상기 의원, 수성구을의 주호영 의원은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무난히 20대 국회 입성이 예상된다.
한편 여의도로 귀환한 최경환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수성구갑 출마설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날 오전 최 의원은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이젠 평의원으로 돌아왔다”며 “대구 출마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성구갑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병준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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