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하위 20% 컷오프(공천 완전 배제)’ 명단이 공개된 이후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컷오프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 대신 다른 인사가 투입되는 것이 총선 승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지적부터 강기정 의원 배제는 자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중진’ 문희상 의원과 ‘험지 출마’에 나선 홍의락 의원을 배제한 것이 당 선거 전략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점이다. 김성곤 전략공천위원장 역시 “문 의원 지역구는 당 지지도가 뒤지지만 개인 지지도는 상대 후보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역시 탈락하면서 대구 수성갑 당선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의 불만 역시 높아지고 있다. 24일 기자회견에 이어 28일 추가 입장 표명을 준비 중인 김 전 의원은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 역시 “불모지에서 이렇게 뛴 사람들이 기계적 심사로 탈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불만을 의식한 듯 김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컷오프 명단에 포함된 당내 유일한 ‘4성 장군’ 출신 백군기 의원에게 이의 신청을 권고했다.
광주 북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사실상 확정하면서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더민주 의원은 ‘강 의원 배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연판장을 돌릴 예정이었지만 일단 이를 중단하고 26일 당 의원총회에서 문제제기를 한다는 방침이다.
컷오프 명단 통보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홍 위원장은 철저한 비공개를 강조했지만 언론을 통해 전부 공개되면서 오히려 의원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차라리 며칠 전에 은밀하게 알려주고 알아서 불출마 선언을 하도록 하는게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같은 논란은 더민주가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시스템 공천’ 의지를 강조하다가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갑작스럽게 강 의원을 배제하는 등 자의적 공천 배제로 비춰질 수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만들어 놓은 혁신안에 위배될 뿐 아니라 자의적인 방식이라 ‘공천’이 아닌 ‘사천’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이 지역구인 한 재선 의원은 “개혁공천에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기기 위한 공천이 돼야 하는데 유력 중진이나 오랜 기간 뛰어온 후보를 내치는 방식, 투명하지 않은 방식은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선거를 48일 남긴 지난 25일 밤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했다. 천정배 당 공동대표는 이날 ‘더민주 컷오프에 상응하는 물갈이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의당은 더민주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손색 없는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가겠다”고 선언했다.
선거 준비가 더딘 국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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