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앞두고 최재성·최재천·정청래 등 불출마를 선언한 야권 인사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원외에서 어떻게 향후 행보를 풀어나갈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기획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정세균계인 최 의원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종걸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이후 총무본부장을 맡아 문재인 전 대표의 핵심측근으로 부상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첫 단추였던 외부 인사 영입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문재인 전 대표를 대신해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오기형 전 법무법인 태평양 상해 대표, 김빈 디자이너,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 등 굵직굵직한 인사들의 영입작업을 주도했다.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도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참여를 철회했다. 최 의원은 온라인 당원 입당을 기획해 온라인으로 10만 당원을 모집하는데도 공을 세웠다. 또 영입인사 중심의 ‘더불어어벤저스’를 구성한 뒤 전국 순회콘서트를 기획해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키는 데도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최재천 의원은 야권 통합의 산파역을 자임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김한길·천정배 국민의당 의원과 두루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최 의원은 자신의 네트워킹을 십분 발휘해 야권의 통합과 연대를 물밑에서 기획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최 의원은 “김한길·천정배 의원이 안철수 대표를 빼고 더민주와 합당을 기획했었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최재성·최재천 두 의원 모두 50대 초반으로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향후 정치적 공간은 남아 있다. 최재성 의원은 특유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향후 대선 국면에서 더민주 후보를 위한 선거 기획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재천 의원은 비노 색채가 강해 대선 국면에서 더민주에 합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총
이들의 잠재력으로 인해 2018년 지자체 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최재천 의원은 서울시장, 최재성 의원은 경기도지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승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