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무소속 출마, 與 공천파동 피해자이자 수혜자?
↑ 유승민 무소속/사진=연합뉴스 |
"유승민은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피해자이자 수혜자다"
새누리당이 최근 한달여 이어진 '공천 내전' 끝에 25일 대구 동을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이 지역구의 현역인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예비후보에 시종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정체성 논란'으로 결국 당에서 '축출'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여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데 이어 결국 친정의 무공천 결정으로 당선에 큰 '걸림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막판 등록으로 본선을 앞두게 된 유 의원이 당선될 경우 대구에서는 유일한 4선 의원, 경북을 합쳐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함께 최다선 중진으로 우뚝 서면서 대구·경북(TK)에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게 됩니다.
특히 지난 23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고 밝힌 만큼 총선 후 복당할 경우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서 '전국구 정치인'의 입지를 굳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유 의원은 최근 공천 파문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권내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바짝 추격하며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서 친박계 후보가 다수를 차지한 만큼 유 의원은 복당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고 복당하더라도 20대 국회에서 비주류의 험로를 다시 걸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천을 놓고 당내 주류인 친박계와 생사를 오가는 혈투를 벌인데다 이른바 '유승민 사단'으로 불렸던 측근 의원들이 상당수 컷오프(공천 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만큼 당내 우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에서는 청와대와 당내 친박계가 예상을 깨고 대구 동을 지역구를 무공천으로 남겨둠으로써 유 의원에게 반전의 기회를 준 것을 놓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친박계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밀었고, '꼼수'라는 여론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이 지역구 공천을 막판까지 미루면서 유 의원을 '찍어내려' 했지만 결국 이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차제에 '총선 뇌관'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유력한 분석입니다.
대구 동을 선거가 새누리당 '진박' 후보와 무소속 유 의원간 대결이 전개될 경우 총선 승패는 정치적 의미가 부여될 수 밖에 없으며, 만약 유 의원이 승리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로서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공천'을 통해 대구 동을 선거 결과에 쏠리는 전국적 관심을 이완시키고, 이곳의 선거를 '싱거운 판'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유지한 유 의원이 당선됐을 경우 불어닥칠 충격파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여론 부담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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