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회의장직을 놓고 진행된 여야 협상이 폭로전 양상까지 띠면서 7일 예정된 임시국회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원내대표는 2일 더민주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며 “이제는 새누리당이 화답할 차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여소야대 정신에 맞게 야당 출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특정당이 운영·예결·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의 원리로 국회가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에서 특정당이 운영·예결·법사위를 독차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라며 “20대 국회를 법에 정해진 시점에 개원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는 말로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더민주는 그동안 운영위·예결위·법사위 3곳 중 1곳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협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더민주에서는 조속한 타결을 위해 교황 선출 방식처럼 ‘무제한 토론’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20대 원구성 협상을 위한 ‘콘클라베(외부와 격리된 채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계속하는 비밀회의)’를 새누리당에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더민주 주장에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그동안의 협상 진행 상황을 공개하며 더민주의 주장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표가 공개한 협상 내용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회의장을 배출하고, 18개 상임위원장 중 새누리당 8개, 더민주 8개, 국민의당 2개로 배분하는 원칙에 따라 외교통일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더민주에 내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더민주는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새누리당에 법사위를 양보하는 대신 19대 국회 새누리당 몫이었던 운영위·정무위를 요구했다.
이날 우 원내대표 제안에 대해 김 수석부대표는 운영위·정무위에 대한 방침이 없다는 점을 겨냥해 ‘알맹이가 빠진 꼼수’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운영위와 정무위는 우리가 줄 수 없는 상임위”라고 못박았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더민주가 가진 상임위 중 2개(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를 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우리가 가진 기재위를 달라고 했다”며 “두 야당이 새누리당에 도저히 받을 수 없는 협공을 했다”고 비판했다.
협상이 멈춰서면서 3당 수석부대표 채팅방인 ‘돌들모임’ 역시 중단됐다. 김 수석부대표는 “채팅방에 ‘원상복구하시오’ 글을 올렸는데 답이 없다”고 말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더민주에서는 지금도 법사·
[정석환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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