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오찬, 박근혜 대통령 유승민에 "오랜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청와대 오찬, 박근혜 대통령 유승민에 "오랜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 청와대 박근혜 유승민/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8일 청와대 오찬은 건배사와 삼행시가 오가는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모두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함께 식사한 것은 3번째, 지난해 8월26일 이후 10개월여만입니다. 새누리당이 참패한 4·13 총선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외부 비대위원들이 참석한 이날 오찬은 정오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오찬 메뉴는 중식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및 주요 당직자와 동석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원회별로 둘러앉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화합하며 전진하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습니다.

이어 정 원내대표가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신발끈 조이자"는 건배사를 했고, 김 정책위의장도 "이기자(이런 기회 자주 갖자)"는 건배사를 했습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청와대'를 표어로 "청춘의 힘을 다시 끌어모으고, 와글와글 온 국민의 함성을 한데 모아서, 대통령 박근혜를 성공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선 승리라는 대박을 터뜨립시다"는 삼행시를 읊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오찬을 하면서 동석자들의 특징이나 근황을 소재로 한마디씩 건네며 특유의 '썰렁한 유머'도 섞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비대위원에게 박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을 안 하고 국무위원장이 돼서 김 비대위원의 '카운터파트'가 없어졌다"고 해 좌중이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오정근 비대위원에게 "금융전문가이신데, 당은 회사와 달리 가치를 추구하는 의미에서 '동지'라는 용어를 쓰는 것 같다"고 하자, 옆에서 김 정책위의장이 이를 받아 "오 동지, 한잔합시다"고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민세진 비대위원에게 "'워킹맘'으로서 고생이 많으시다"고 했습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찬 회동의 하이라이트는 퇴장 때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김 위원장, 정 원내대표와 함께 오찬장 입구에서 퇴장하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배웅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악수하면서 의원들의 개인 사정, 지역구 상황, 상임위 활동을 묻는 등 "굉장히 소상하고 세심하게 준비를 하셨다"는 인상을 줬으며, "대통령이 많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정 원내대표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전했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대립한 끝에 탈당 후 복당한 유승민 의원에게 박 대통령은 "오랜만에 뵙습니다"라며 먼저 말을 걸고, K2 공군기지 이전 등 지역 현안과 상임위 활동 등을 소재로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대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끄는 '큰형님' 서청원 의원에게는 "최다선 의원으로서 후배 의원들 지도하시는 데 애 쓰신다"고 격려했고, 사이가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김무성 전 대표에게는 여름휴가 계획을 물었습니다.

오찬을 마치고 김명연·오신환·지상욱 등 일부 의원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박 대통령과 '인증샷'을 찍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