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서 촉발된 여야 갈등으로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이틀째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2일 오전 현재 이틀째 국회는 의사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공전 중이다. 전날 개회식에서 정 의장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여권의 민감한 부분을 비판하자 새누리당이 “의장의 정치 중립 위반”이라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면서 빚어진 사태다.
전날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기로 했던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은 개회사 파동이라는 돌발 변수에 또 발목이 잡혔다. 자칫 정부가 목표로 했던 추석 전 집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게 됐다.
정 의장과 야당은 새누리당의 조속한 의사일정 복귀를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사회권을 국회 부의장에게 넘기지 않는 한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공식 사과와 사회권 이양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정조사 청문회는 여당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개의됐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을 위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는 전날 정 의장의 개회사 파동을 놓고 대립을 이어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가 국민 뜻이냐“며 ”국회의장이 국가 안보와 국익의 근본부터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의회주의와 민생 추경 파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병우를 지키기 위해 국회를 뛰쳐나가고 우병우를 사수하려고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느냐“며 ”새누리당은 조속히 국회에 복귀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맞섰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도 정 의장과 더민주당 편에 섰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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