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간부가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 혹은 제3국으로의 망명을 타진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일체의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했다. 이같은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사실상 탈북을 권유한 직후 나와 눈길을 끈다.
이날 일부 매체는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에 파견된 북한 보건성 출신 간부가 지난달 하순 근무지를 이탈해 망명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간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고위층이 이용하는 평양 유수의 의료 시설인 △봉화진료소 △남산병원 △적십자병원을 담당하는 보건성 ‘1국’ 출신 인사로 전해졌다. 해당 인물은 베이징에서 이들 의료시설에 들어가는 의료장비·약품 등을 확보해 평양으로 보내는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와 함께 또 다른 베이징 주재 대표부 간부가 비슷한 시기에 탈북해 친척이 거주하는 일본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사실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사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들어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고강도 압박이 이어지면서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과 무역대표부 관계자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말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태영호 공사 가족이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것을 비롯해 태국·아프리카·러시아 등지에서 활동하던 이들 엘리트 계층의 탈북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 체제의 ‘외벽’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10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및 세계한인회장 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북한 핵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통일의 문이 열리면 한반도에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720만 재외동포들과 세계 각국에도 새로운 행복과 번영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재외동포 여러분이 자유롭게 한반도 곳곳을 찾아다닐 수 있고 잃었던 가족의 소식도 접하고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끊임없이 위협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광적으로 집착할수록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만이 가중되고 결국 북한은 자멸에 이를 수밖
[남기현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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