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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전 마이크를 잡고 있다. <김재훈기자> |
4일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는 내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과 달리 이 발언을 할 때는 좌우를 한번씩 둘러보며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종교 관련 논란이 민심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본인 입으로 해명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회 각계 원로들과의 오찬에서도 자신과 관련된 사교 소문에 대해 “제가 사교를 믿는다는 얘기까지 있더군요”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이비 종교나 무속에서나 접했을만한 말들이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최 씨가 영세교 교주로 활동안 고(故) 최태민의 딸이라는 점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하며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특히 세월호 사고 당시 행방이 불분명했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최태민 목사 사망 20주기 천도재를 지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추측들마저 난무했다. 심지어 천도재를 지내기 위해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이 희생됐다는 무서운 괴담까지 덧붙여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최근 바뀐 정부의 상징에도 “최 씨가 관여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속적인 측면과 연결됐다. 정부는 지난 3월 67년만에 정부 상징을 무궁화 문양에서 태극모양으로 바꿨다. 이를 두고 변형된 태극이나 용 등이 들어 있어 샤머니즘 요소가 반영됐다거나
외신들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고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 “최 씨가 ‘정체불명의 인물’이며 반대집단들이 그를 ‘점쟁이’라 부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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