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에 대한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4일(한국시간) ‘왜 박근혜 대통령이 사임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품위라도 건지는 길은 단 하나, 지금 당장 사임하는 것이다”라며 강경한 어조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어 해당 매체는 최소 반년 이상 걸리는 박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탄핵은 아주 길고 번거로운 과정”이라며 “한국사회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탄핵으로 대통령의 부재 상태가 발생해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한국의 경제 및 안보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세계시장의 수출부진 때문에 한국경제는 흔들리는 가운데 대통령이나 권한대행 총리가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한국을 위한다면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박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의 퇴진 여부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발언은 사퇴 지연 전략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결국 현재의 혼돈 상태를 연장시킬 뿐” 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대로 떨어지고 수백만명의 국민이 촛불시위에 나서고 있다”면서 “여당의원들조차 탈당했으며 심지어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마저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는 “도대체 왜 아직도 사임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의 고위층은 무슨 일을 저질러도 빠져나갈 수 있는 반면 국민들은 철저히 차별당해 분노가 팽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아주 질려있다”며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려면 지금 당장 이 서커스(circus)를 멈춰야한다”고 박 대통령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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