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린 6일 재계 총수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국회 분위기는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국회 본관 후문 민원인 출입구는 몰려든 인파로 인해 오전 8시 40분경부터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찼다.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총수들을 보좌하기 위해 기업의 대관·홍보·법무 담당자들이 출입증을 받기 위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국회에 들어온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시 24분께 검은 색 체어맨 승용차를 타고 본관 후문 앞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수행인원 없이 홀로 입장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대기실인 본관 220호실로 향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모임 ‘반올림’은 이 부회장이 차에서 내리자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도착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대기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몇몇 총수들은 심경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9시 33분께 국회에 도착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 회장은 “억울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억울하다”며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좋겠습니까”라고 반문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청문회에 대해 “기업들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답했다.
78세로 고령인 정몽구 회장의 경우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했다. 정 회장이 국회에 들어갈 때는 금속노조 관련 회사 직원들이 “재벌들도 공범이다 정몽구를 구속하라.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해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현대차 직원들이 피켓을 뺏고 몸싸움을 하다가 시위를 하던 사람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9시 45분께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국회에 도착했다. 9시 55분이 되자 총수들은 정몽구 회장을 시작으로 잇따라 대기실을 나서 청문회장인 245호실로 향했다. 12시 30분경 점심식사를 위해 청
이재용 부회장은 여의도 내 한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다른 총수들도 각각 흩어져 여의도에서 식사를 한 뒤 오후 2시 반에 재개된 청문회에 대비해 짧은 휴식시간을 가졌다.
[우제윤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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