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이명박)정권 '정책통'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친이계 핵심인사들이 반 전 총장에 대한 직간접적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곽 교수가 반 전 총장의 정책 싱크탱크에 들어가면서 반기문 캠프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반 전 총장의 핵심 측근은 4일 "반 총장 귀국 전이지만 전직관료와 교수그룹을 중심으로 20명 남짓의 각계 각층 전문가들이 반기문표 정책의 얼개를 짜놓은 상태"라며 "곽승준 교수도 한달여 전 정책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상일 전 새누리당 대변인(19대 국회의원)은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합류할 예정이다.
곽 교수는 MB의 선대위 정책기획팀장,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국정기획수석을 잇달아 지냄으로써 이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학원 심야교습 금지,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등 민감한 정책을 밀어붙여 '정책 게릴라'로 불렸다. 곽 교수의 합류로 반 전 총장 대선 정책에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상당부분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은 마포 일대에 작은 오피스텔을 빌려 사무실로 쓰기로 했다. 여의도 지척에 둥지를 틀고, 정치권과의 소통을 하기 위함이다. 반 전 총장은 측근들에게 "캠프 사무실을 처음부터 대규모로 꾸미는 것은 좋지 않다. 작고 소박하게 시작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숙 전 유엔대사와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나눠져 있는 정책그룹도 곧 하나로 합쳐져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정책 그룹은 김 전 대사의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일대가 유력하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반기문 캠프가 서서히 외연을 확장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셈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가급적 많은 부류의 계층을 격의없이 만나겠다는 '광폭행보'를 예고?다. 반 전 총장은 3일(현지시간) 총장 공관을 나오면서 "가급적 광범위한 사람, 그룹과 의견을 교환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 어려움이 온 것은 대화를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공관을 나오기에 앞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12일 오후 5시반(한국시간)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귀국하려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10년 간 사무총장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소감을 보고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떤 세력과 함께 정치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서울에 가서 국민의 말씀을 경청한 뒤 적당한 계기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제3지대 출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느냐'는 질문에도 "지금은 대답할 때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작년 말로 유엔 사무총장 10년 임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이날부터 일주일간 미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에 있는 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 곳에서 자신의 귀국 후 대선 계획에 대해 집중적으로 구상할 전망이다.
그가 총장 공관을 나올 때는 진보적 경제학자로 명성이 높은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가 '어드바이져'격으로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의 젊은층이나 노년층이 (경제상황에 대해) 좌절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삭스 교수와 의견을 나누고 협의했
[전범주 기자 /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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