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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캠프 직원과 오찬을 갖기 전 발언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반 전 총장은 이날 아침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 3주간 정치인들을 만나보니까 그분들이 생각하는 게 전부 다르고 그걸 한군데로 끌어모아 대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에는 내가 힘이 부치고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비전이나 식견으로 한번 해보겠다 한 건데 가만 보니 벽이 아직 높고 이해도가 낮았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가 쉽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는 "중립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가 생각했는데, 별로 손에 잡히는게 없고 그분들의 생각이 상당히 복잡했다"고 밝혔다. 또 "(제가) 태생이 단순하고 직선적이며 외교관 기본서에 보면 정직이 최선이라 배웠는데 현실에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반 전 총장은 정치권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놨다. 그는 "왜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일종의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각을 하나)"면서 "우물안에서 하늘을 보면 얼마나 보겠나. 특히 정치 정치지도자들이 계속 내정에 매몰돼 힘을 안 쏟는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치인이 더 각성해야 한다. 모든 원인들을 정치인이 제공하니까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전부 계산이 다르니까 국민들이 고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는 정치꾼에게 맡겨놔라'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는 모든 국민에게 열려야 한다"며 정치판의 배타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에 갇힌 정치권의 풍토에 대해서도 "진보와 보수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킨다. 대통령은 전체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정치활동은 국내 있으면서도 좀 자제하려고 한다"면서도 "국민의 통합·화해 등을 도모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선 꿈을 접었으니까 좀 더 중도적인 입장에서 지켜보겠다"고도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직접 반 전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국내 정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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