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허물어진 양강구도가 급속도로 '문재인 대세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거 반환점을 돌아 결승선을 향해가면서 떠돌던 보수표심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서 빠르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2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5~27일 전국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40%의 지지율로 1위를 지켰다. 3주째 지지율 40%대를 유지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문 후보와의 격차가 9%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안 후보는 이번에 24%를 기록하며 격차가 두자릿수인 16%포인트까지 벌어져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50~60대와 보수 표심을 빨아들이면서 첫 두자릿수 지지율에 진입했다. 양강구도가 1강 1중 3약 체제로 개편된 것이다. 다만 문 후보 역시 40% 박스권에 갇혀있어 안정권인 45%에 못미치고 있어 하루 하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표심을 잡기 위한 막판 후보들간 '백병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안 후보의 추락과 홍 후보의 상승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됐다. 지난주 안 후보는 지지율 30%를 기록했지만 이번엔 아예 20%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홍 후보는 9%에서 12%로 치고 올라왔다. 안 후보와의 격차도 이젠 12%포인트에 불과하다. 문 후보와 격차보다 홍 후보와 격차가 더 적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에선 지난주 34%에 26%로 주저앉았다. 문 후보는 4%포인트 올랐고 홍 후보는 3%포인트 상승했다. 인천·경기에서도 안 후보는 5%포인트 빠진 반면 홍 후보는 8%포인트 올랐다.
호남표심도 요동을 쳤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양분하던 호남표심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 대비 무려 12%포인트, 안 후보는 5%포인트 빠졌다. 이 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4%->10%)에게 이동하거나 무응답(8%->18%)으로 빠졌다.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놓고 전략적 투표를 고심하던 호남 표심이 문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심 후보에게 일부 표를 던졌거나 안 후보에게 실망한 표심이 부동층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대구경북(TK) 표심은 보수의 '대체재'로서 안 후보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주엔 문 후보(31%)가 다시 1위로 올라섰고 홍 후보(22%)가 소폭 상승했다. 안 후보(19%)는 10%대로 주저앉으면서 보수표심이 상당수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에서 홍 후보로 갈아탄 보수표심은 이념성향별 지지후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동안 고령층과 보수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던 안 후보의 지지층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보수라고 응답한 사람중 안 후보 지지자는 29%에 불과했다. 지난주에 비하면 무려 16%포인트나 빠졌다. 이 표는 고스란히 홍 후보(20%->36%)에게로 이동했다. 문 후보가 안 후보와 격차를 벌리면서 진보표심은 문 후보에게서 일부 빠져나와 심 후보에게로 향했다. 심 후보는 지난주에 비해 두배가 넘는 13%를 얻었다.
연령대별로는 문 후보가 핵심 지지층을 20~40대에서 50대까지 확대해나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50대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 30%에서 이번주 43%로 뛰어오른 반면 안 후보는 40%에서 22%로 추락했다. 그동안 50~60대와 보수 표심을 기반으로 삼았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60대 이상에서만 36%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주에 비해 8%포인트 하락했다. 홍 후보가 지난주 18%에서 29%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마지막 보루인 60대 지지층마저 위협받고 있는 모습이다.
4~5위를 형성하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 후보의 희비도 엇갈렸다. TV토론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심 후보는 문 후보의 지지층인 진보진영과 20대 표심을 일부 흡수하며 지지율 7%를 기록했다. 진보정당 최초로 두자릿수 득표율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반면 유 후보는 지난주에 비해 1%포인트 오른 4%를 기록했지만 보수표심에서 홍 후보에게 압도당하며 심 후보와 대결에서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앞으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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