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양국의 반민반관 1.5트랙 접촉이 시도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8일 국내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7일 미국의 고위관료 출신 민간 전문가들과의 협상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유럽으로 떠났다. 목적지는 노르웨이로 알려졌으며 미국 측 접촉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아사히TV도 이같은 내용을 7일 보도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미북 접촉에 나섰던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 대표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디트라니는 올해 초부터 언론에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 중순 경에는 미북간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동이 이를 위한 사전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 그렇게 하는 게 영광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북·미 접촉 시도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트랙2 접촉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주제로 일상적으로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연관지어 자칫 정치적 해석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특히 이번 접촉에 정부 관료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트랙2(민간채널)'로 간주했다.
지난 3월초 최선희 국장 등 북한 당국자들과 미국 민간전문가들이 뉴욕에서 회동할 계획이었으나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발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반관반미 대화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최대한의 압박'에 그 방점이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북중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북한이 미북 관계 개선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에 압박을 받는 북한이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제안을 들고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반관반민의 핵심은 북한의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현재 북한에 억류된 4번째 미국 시민권자로 추정된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미국인 억류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미국민의 안전은 국무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대표국인 평양 스웨덴 대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상덕이라고 불리는 한국계 미국인 토니 김을 북한 정권에 대한 적대 행위를 이유로 구속했고, 버지니아 주립대 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 해 1월2일 평양 공항에서 관광 그룹을 방문한 뒤 구금됐다. 또 귀화한 미국 시민권자 김동철이 2015년 10월에 북한 당국에 체포된 바 있다.
중국의 공산당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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