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한 여러 대결 구도 중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은 세대간 대결이다. 대선 과정에서 진행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이념별 대결구도는 다소 옅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대별 표심은 후보별로 뚜렷한 '호불호'를 드러냈다. 특히 세대별 표심을 움직이는 변수 중 하나는 후보들이 제시한 세대별 맞춤형 공약들이다.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20대는 일자리 공약에 호응했고 50~60대 '노심(老心)'은 모든 후보들이 기초연금 인상이란 공약을 약속하게 만들었다. 이번 대선 총 유권자는 4247만 9710명이다. 연령대별로 60세 이상이 1036만 2877명으로 가장 많고 20대(676만 6283명)가 가장 적다. 후보들이 대선 과정에서 쏟아낸 수많은 공약들의 옥석을 가리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9일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들이 마지막으로 참고할 대선 공약 다이제스트를 정리했다.
◆앵그리 20대 다독일 청년공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1호 공약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이다. 특히 2020년까지 3년간 공공기관의 청년고용 비율을 현행 3%에서 5%로 확대하는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하고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기업 규모에 따라 고용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매달 30만원씩 지원하는 청년구직촉진수당도 공약했다. 중소기업이 청년 2명을 고용할 경우 세 번째 고용한 청년의 월급은 정부가 지원하는 공약도 발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청년 일자리 뉴딜 정책을 통한 일자리 110만 개 창출을 약속했다. 혁신형 강소기업 육성, 기술창업 및 서비스 산업 활성화, 규제개혁, 불합리한 노동관행 혁파 등을 통해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중소기업 취업자 지원과 구직수당 지급을 담은 청년고용보장계획을 공약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매달 50만원씩 2년간 1200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직원의 임금 수준을 현재 대기업의 60% 수준에서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구직 청년에게 매달 30만원씩 6개월간 120만원을 지원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혁신안전망 구축 등을 통한 청년 창업 활성화, 세제 혜택 등을 통한 대기업 고용 확대와 중소기업 임금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청년고용할당제를 확대하고 15∼35세 실업자 중 고용보험이 없는 사람에게 최저임금의 절반을 주는 청년실업부조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학생 주거수당 월 20만원 지원과 국공립대 무상·사립대 반값 등록금도 공약했다.
◆실버민심 끌어안을 묘책
5명의 후보 모두 노년층 대상 기초연금 인상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기초연금 25만원, 2021년부터는 3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80만개 노인 일자리 창출도 공약했다. 수당도 현재 2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높일 방침이다. 홍 후보 역시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서민 맞춤형 복지지도'를 발표했다. 경증 치매 환자도 장기요양보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치매 등 3대 고위험군 대상에겐 1일 최대 12시간 주간보호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국공립 치매요양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 후보의 '안심(安心)카네이션 공약'은 소득 하위 50% 노인에게 2018년부터 기초연금 3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재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중복 수령을 금지하는 규정을 폐지할 계획이다. 75세 이상 노인의 입원비 부담은 절반으로 낮추고 노인 틀니 본인 부담 비율도 50%에서 30%로 완화할 방침이다. 유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어르신을 위한 나라' 공약을 선보였다. 치매와 장기요양 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심 후보는 소득 불문 모든 노인에게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7대 효도선물 공약'을 제시했다. 65세 이상에게 무상교통카드를 지급해 버스를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농어촌과 도서지역에는 무상택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낀 세대 달래줄 중년공약
팍팍한 월급에 자녀 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는 중년들을 달래는 공약도 빼놓을 수 없다. 문 후보는 0~6세 자녀의 육아 문제를 해소할 '전학년 완전돌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고교학점제와 수강신청제를 도입한다. 육아휴가 기간과 급여를 인상하고 아동수당도 도입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학생 반값등록금과 공공기숙사 확대도 내걸었다. 홍 후보는 영유아 대상 가정양육수당을 지금보다 2배 인상하고 소득 하위 50%이하 가구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월 15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도 도입한다.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사법고시 존치를 교육공약으로 제시했고 대학졸업유예비 폐지와 대학생 기숙사 건립 확대 등을 공약했다. 안 후보는 4차산업혁명 대비 교육혁명을 강조하면서 학제와 입시제도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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