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은 제19대 대선에서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한 가운데 향후 당의 행보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선에서 득표율 6.76%를 기록하며 기대했던 두 자릿수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보수 적자'를 놓고 경쟁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득표율 2위(24.03%)로 선전한 것과 비교하면 당내에서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그나마 심상정 정의당 후보(6.17%)에 뒤지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거리가 될 정도다.
일단 바른정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지도부 구성이 급선무다.
대선 체제를 진두지휘해온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를 이유로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의원수 20명으로 간신히 원내교섭단체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 공백이 장기화 될 경우 당의 생존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보수진영에서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되는 '대통합' 논의도 바른정당에게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안팎의 상황이 당 존립에 녹록치 않다"면서 "남은 의원 대다수가 유승민 의원에 가깝지만 김무성·정병국·주호영 등 당 중진들의 행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의 역할론도 일부 제기될 수 있다. 유 의원이 대선 패배로 당장 정치 일선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개혁보수의 씨앗을 뿌리고 당의 외연확장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만큼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10일 선대위 해단식 이후 다음
바른정당 소속 한 의원은 "새 지도체제 구성과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가 있지 않겠냐"면서 "유 의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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