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에서 모바일 민심의 폭발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스파트폰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온갖 정보와 의견들이 급속도로 퍼지며 선거판이 출렁인다. 대선후보들도 앞다퉈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표현하기도 한다.
국내 스마트폰 기준 95% 점유율(사용시간 기준)을 차지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도 19대 대선의 민심 풍향계로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유명인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친구맺기를 할 수 있는 '플러스 친구'의 대선후보별 가입자수가 당시의 모바일 표심을 반영한다는 얘기다.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기준 12만8242명의 플러스 친구를 가지고 있어, 홍준표 후보(4만4036명), 심상정 후보(2만4950명), 유승민 후보(1만5430명), 안철수 후보(1만2872명)을 압도했다.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안 후보의 플러스 친구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후보 개인에 대한 적극적 지지층이 두텁지 않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개인에 대한 적극적 호감도가 높은 심 후보는 안 후보와 정반대의 케이스다. 문 후보와 심 후보에 친구가 많이 몰린 것은 카카오톡에서 플러스친구 기능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유권자 평균보다는 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2·3차 TV토론(선관위 기준) 이후 특정후보의 플러스 친구 가입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달 20일 스탠딩 방식으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낸 문 대통령은 21일 플러스 친구가 11만872명으로 늘어나 하루만에 31.1% 늘었다. 이날 토론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주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본인에게 집중되는 질문공세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지지층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달 25일 열린 3차 TV토론에서 문 대통령에게 "버릇없다"며 강공을 쏟아부었는데, 플러스 친구수가 5816명에서 9509명으로 하루만에 63.5% 급증했다. 이를 기점으로 선거일인 5월 9일까지 4만명 가까이(709%) 플러스 친구가 늘면서 고공비행을 했다. 홍 후보가 보수 결집을 이루며 2위였던 안 후보와 실버크로스를 성공하고, 선두를 맹렬히 추격하던 뒷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유승민 후보의 플러스 친구 수는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선언을 한 지난 2일 이후 급증했다. 1일 7208명이던 유 후보의 플러스 친구 수는 이튿날 9737명으로 늘었다.
선거 여론조사를 보충해 표심을 읽는 빅데이터 분석에 구글트랜드 등 방대한 검색자료가 활용되는데,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맺기도 광대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적극적이고 자발적 지지층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인 셈이다. 플러스 친구의 대상인 프로필(계정)은 총 49만 건이고, 이 계정과 친구를 맺은 누적 사용자는 2900만명에 이른다.
김대원 카카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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