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로드먼 3년만에 방북…'농구외교' 신호탄 울리나
↑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13일 3년 만에 전격적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하면서 그가 북미관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악동'으로 불리는 로드먼의 북한 방문은 그동안은 전직 농구스타의 특이한 행동 정도로 여겨졌지만,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드먼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물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로드먼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수차례 방북, '농구광'인 김정은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졌다. 김 위원장을 '친구'라고 공개 석상에서 스스럼없이 칭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미국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셀레브리티 어프렌티스(The Celebrity Apprentice)'에 2013년 출연하며 개인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로드먼을 "똑똑하다"고 칭찬하며 그의 방북이 "가식(act)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로드먼은 바보 같은 사람이 아니다. 여러 방면에서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며 "세상 물정에 아주 밝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로드먼이 이번 방북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 양측 현 최고지도자와 모두 소통이 가능한 그가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고, 미국인 4명의 북한 억류 문제도 걸려 있는 상황에서 로드먼이 김정은의 의중을 자연스럽게 미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로드먼은 지난 3월 초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돼 김정은과 트럼프가 상대국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그냥 보통 사람"이라며 "그는 기꺼이 미국에 가서 뉴욕 닉스 경기를 보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사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다면 '농구외교'를 위해 공식적인 자격으로 다시 방북하겠느냐고 묻자 로드먼은 "생각해볼 것도 없이 그러겠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로드먼이 외교 현안에 대한 이해가 낮은 만큼, 이번 방북을 통해 정치적으로 고도의 의미를 지닌 의사소통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습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3년 만의 방북이니 한국 정부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로드먼에게 모종의 역할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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