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대표 취임 2개월 만에 정기국회 보이콧을 주도하며 '초강공 모드'로 진로를 변경했다.
당초 연말까지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지켜보며 축적해 놓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해 여당을 향한 투쟁을 3개월여 앞당긴 것이다. 다만 정기국회 보이콧이 장기화하는 경우 한국당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홍 대표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5일은 정기국회일정 보이콧 선언을 한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홍 대표는 지난 1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 여당에 대한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선두에서 투쟁을 이끌고 있다. 홍 대표는 체포영장 발부 당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데 이어 2일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해 정기국회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은 의총에서 장외투쟁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했지만, 홍 대표는 온건론을 누르고 강공 모드로 나갔다. 원외 당 대표인 홍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홍 대표는 5일 열린 의총에서도 "일각에서는 원내투쟁이 옳지 않냐고 하는데 원내투쟁을 해본들 들러리가 된다"며 장외투쟁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홍 대표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기본적으로 이번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언론장악 기도의 첫 출발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대국민 여론전에서 밀리고, 결국 지지율 회복도 요원해질 수 있는 만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게 홍 대표의 판단이다.
하지만 홍 대표의 강공 모드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국당의 이번 행동이 잘만 하면 보수 진영의 지지를 결집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보이콧이 장기화되고 대중적 지지와 명분을 얻지 못한다면 안보가 위급한 상황에서 국정을 외면한다는 민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홍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기간인 6∼7일 장외투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문 대통령 귀국 이후 장외투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 보이콧으로 당내 핵심 현안인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의 인적혁신 작업이 지부지하게 끝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당 혁신
아울러 한국당 내 의원들 간에 원내로 들어와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장외투쟁에 대한 완전한 의견일치도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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