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내 최대 영화제로서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찾아가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하고 관객·영화전공학생·영화제 관계자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가졌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본행사에 참석해 영화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홍역을 치른 영화계 정상화를 위해 영화산업의 정치적 독립과 정부 지원을 약속하는 특별한 주말 행보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운대 한 영화관에서 '미씽'을 관람한 이후 이 영화 이언희 감독과 배우 엄지원·공효진씨를 비롯해 일반 관객 등 약 200명과 만나 "부산영화제는 부산 시민들, 우리 국민들, 영화인들 모두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세계 5대 영화제이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몇 년간 특히 근래 2~3년간 아주 많이 침체한 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부산영화제에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씽 영화에 대해 "기대 밖으로 정말 좋은 영화"라고 손꼽으면서 "(영화제목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목소리도 사라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관람소감을 말했다.
이어진 영화 전공학생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성장한 배경을 보면, 정부와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영화제를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간섭하지 않았다"며 "영화제 자체를 영화인에게 맡겨 독립적·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기에 영화인들이 갖고 있는 저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몇 년간 부산영화제가 좌파영화제라고 해서 정치적으로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부산시로부터 간섭받았다"며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해서는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서 국고 지원금이 반토막나고 영화제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는 다시 부산영화제를 과거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라며 "그 방향은 자명한데, 초기처럼 정부도 시도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살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를 다시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 찾겠다"며 "많은 영화인들이 정치적으로 돼 버린 영화제에 대한 여러가지 불만으로 인해 외면하고 참여하지
문 대통령과 함께했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더 발전하고 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강계만 기자 / 부산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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