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야당의 반대로 인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곧바로 장관에 임명했다.
이로 인해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 새해 예산안과 국정개혁과제 법률 개정안 국회 처리를 앞두고 여야는 대치국면으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홍종학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새 정부 출범 195일 만에 초대 내각을 완성했다. 김대중 정부(174일)를 넘어 역대 가장 늦게 1기 내각을 구성한 셈이다. 중기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장관급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첫 국무회의도 열렸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말 세상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 마음같지 않다"며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소기업, 중소 상공인, 벤처창업에 대한 지원 육성이라고 생각해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는데 정작 장관 임명은 가장 늦어졌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중기부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지난 7월 신설됐다. 그러나 주식백지신탁 규정에 묶여 벤처기업가 출신 장관 구인난에다가 박성진 후보자의 자진사퇴까지 겹치면서 출범 넉달이 지나서야 첫 사령탑을 구축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중기부가 재대로 활동하지 못했고 야당반대도 있었다"면서 "새 정부의 조각을 마무리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바쁘다는 사정들을 감안해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하게 됐으니) 양해해 달라"고 야당에게 당부했다.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다섯번째 장관급 공직자이다. 문 대통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전날까지 채택해달라고 국회에 재차 요구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끝내 동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홍 장관은 그런 반대들이 많이 있었던 만큼 더욱 열심히 일하고 중기부 역할을 제대로 보여줘서 반대나 염려들이 기우였던 것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또 "홍 장관은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 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 주신 분이기 때문에 아주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과 국민 뜻에 따라 출범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모든 역량을 쏟아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홍 장관은 대·중소기업 불공정거래 문제를 제기하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재벌개혁 3인방'으로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홍 장관 임명강행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면서 앞으로 험난한 국회 일정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제 더 이상 협치는 없다”며 “야
국민의당은 “홍종학을 탐하다 더 큰 민심을 잃는 잘못된 선택인 홍탐대실(洪貪大失)”이라고 비판했고, 바른정당은 “195일 만에 마무리된 이번 조각은 완성이라기보다는 우려”라고 꼬집었다.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