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횡령 등 사건의 첫 정식 재판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은 지난 3월 14일 검찰 소환 당시 심경을 밝힌 이후 처음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먼저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직접 적어 온 입장문을 차분히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는 우선 "변호인들은 관련자들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으니 검찰 증거를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출석시켜 다투자고 했다"며 "그러나 국정을 함께 이끌어온 사람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건 제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변호인은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고 강력히 만류했지만 나의 억울함을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어달라고 했다"며 "재판부가 무리한 증거의 신빙성을 검토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다스"라며 '다스는 형님 회사'라는 기존 주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스는 제 형님과 처남이 만들어서 운영한 회사로, 30여년 간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그 어떤 다툼도 가족들 사이에 없었다"면서 "여기에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한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저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로 보복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제가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건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라건대 이번 재판의 절차와 결과가 대한민국의 사법
아울러 국민에게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재임중의 경험을 전수하거나 봉사나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