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도로 현대화 사업에 합의하면서 경의선·동해선 등 남북을 잇는 도로망 구축 작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입니다.
남북은 어제(28일) 도로 협력 분과회담 직후 공동 보도문을 내고 "동해선·경의선 도로 현대화 사업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이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은 이를 위해 우선 남북 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8월 초 경의선 도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이어 동해선 조사를 진행합니다.
남북은 도로 현대화 사업 대상 구간을 경의선은 개성∼평양, 동해선은 고성∼원산으로 정해놓고 추후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날 남측 대표로 회담에 참석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통화에서 "평양∼개성 간 경의선은 고속도로로, 동해선 구성∼원산 구간은 국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29일) 남북 도로협력 분과회담이 전날 열렸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회담에서 북과 남은 동·서해선 도로 현대화 사업을 동시 병행의 원칙에서 추진해나가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천 방안들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공동보도문을 채택·발표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통신은 공동보도문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서울∼평양∼신의주 잇는 고속도로 기반 닦는다
경의선 도로는 한반도 서쪽에 있는 남한 1번 국도를 통해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노선입니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길을 잘 닦으면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평양∼신의주를 지나 중국으로 빠지는 한반도 핵심 도로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의선 도로는 분단 이후 남북 연결이 끊겼으나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19㎞)을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완성됩니다.
남북이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 이용하려면 우선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등이 추진돼야 합니다.
이날 남북이 왕복 4차로 수준의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추진에 합의하면서 서울∼평양 고속도로 완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개성∼문산 고속도로의 경우 2015년에도 건설이 추진됐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중단된 바 있습니다.
이 도로는 남측의 수원∼문산 고속도로(2020년 완공예정), 북측의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돼 남북 수도를 잇는 핵심도로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남북 합의에 개성∼문산 고속도로 개발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이 도로 역시 앞으로 추가 협의 과정에서 사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남북은 8월부터 공동연구조사단 조사를 통해 개성∼평양 구간 도로 실태를 파악하고 도로, 구조물, 안전시설물, 운영시설물 등 건설·설치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 아름다운 경관 자랑하는 동해선은 '관광 국도'로
북한의 동해선은 고성∼회령을 잇는 약 900㎞ 구간을 말합니다.
동해선은 남한의 7번 국도와 연결이 가능하고, 이 노선을 이용하면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고성∼원산 구간(107㎞)은 북한이 1989년 금강산 관광을 목적으로 관광도로로 건설한 바 있습니다.
건설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이 도로의 노면 등 상태는 현재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공동연구조사단의 조사 이후 현대화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전망입니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왕복 2차로 도로를 지역 특색에 맞게 국제적인 수준의 도로로 정비한다는 게 남북의 생각입니다.
김정렬 차관은 "동해선은 자연경관이나 환경적 보전
이날 도로 협력 분과회담에서 남북 간 큰 견해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차관은 "현대화 사업 추진 시기나 방법 등은 앞으로 협의하면서 정리하기로 했다"며 "도로 현대화를 위한 기술 및 인력 교류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