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청주 초정약수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눈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약수지만 최근 몇 해 사이 탄산 함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상당구 내수읍 초정리 일대 방치된 지하수 폐 관정으로 탄산가스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제 조사에 나섰지만 취수량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초정약수는 미국 샤스터, 영국 나폴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힌다. 피부질환이나 욕창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는 고탄산 약수이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따르면 초정약수의 탄산 함량은 낮은 곳이 30㎎/ℓ, 높은 곳이 952㎎/ℓ이다. 평균적으로는 382㎎/ℓ이다.
이 조사는 청주시가 지난 5월 개최한 '세종대왕 초정약수 축제'를 앞둔 지난 3∼4월 이뤄졌다. 취수 관정은 팔각정과 음수대 등 초정리 일대 7개였다.
초정약수 축제 때 "물맛이 예전만 못하다"거나 "일부 관정에서 나온 물은 탄산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심지어 "초정약수가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초정약수의 탄산 함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의 2003년 조사 때 이 약수의 탄산 함량은 836∼1496㎎/ℓ(평균 1217㎎/ℓ)였다. 2009년 조사 때는 528∼1698㎎/ℓ(평균 1122㎎/ℓ)였다.
과거 2차례의 조사 때는 수치의 차이가 다소 있긴 해도 탄산 함량이 꽤 높았다는 게 공통된 특징이었다.
초정약수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청주시는 폐 관정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폐 관정으로 탄산가스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청주시는 이를 위한 예산 편성도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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