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낙관론을 피력하는 가운데 미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의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민주당뿐 아니라 집권여당인 공화당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몇 달간 미북 간 협상이 난항을 겪어온 가운데 상원의원들이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낮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 소속 공화당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은 "희망 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 아일랜드) 의원은 "내가 알기로 북한이 그들의 핵 시설과 핵 물질 등에 대해 밝힌 게 없다"며 "때문에 뭔가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스(뉴저지) 의원도 "성공적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준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 않다"며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이니만큼, 회담 전에 그에 대한 정의 규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몇몇 한반도 전문가들도 2차 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핵심적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신뢰 부족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가 "북한에는 계속되는 선물이었다"며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 사실 그들은 핵 무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은 단지 트럼프 대통령을 방 안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어 "그(김 위원장)는 터키를 보면서 '와우, 전화 한 통으로 시리아 철군에 동의했군.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2차 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로버트 컬린 전 중앙정보국(CIA) 및 국무부 정보 분석가는 "지금 단계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실수"라며 "종착점을 보기 원하는 사람들은 불가피하
그는 베트남 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떻든 간에 싱가포르 때보다는 구체적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보다 협조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 둘이 다시 만나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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