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오늘(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이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대북 식량 지원 등을 논의했습니다.
김 장관은 오늘 오후 4시 30분쯤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비건 대표를 접견하고 면담을 가졌습니다. 김 장관이 지난달 취임한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장관은 면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몰려든 취재진을 언급하며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걸 보니까 오늘 만남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에 비건 대표는 "정말 그렇다(Indeed)"라며 "통일부와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이어왔고, 오늘 만남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접견장에 들어가기 전 '이런 시점에 대북 식량 지원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면담에는 통일부 측에서 김남중 통일정책실장, 이승신 통일정책협력관, 하무진 국제협력과장이, 미국 측에서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배석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면담이 비건 대표의 김 장관 예방 성격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지난 4일 '전술 유도무기' 등 발사에 이어 어제(9일)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추가 발사한 다음 날 이뤄져 관심이 쏠렸습니다.
특히 비건 대표가 외교부에서 한미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면담이 진행된 만큼, 김 장관과 비건 대표는 워킹그룹 회의 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정부가 추진 의사를 공식화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 관련 내용이 폭넓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발사 국면에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식량 지원이 필요하며 여론 수렴을 거쳐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인 만큼, 김 장관은 비건 대표에게 정부의 이런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미 모두 현재로선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단 대화 동력을 이어가려는 기류인 만큼, 미국에서도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북 식량지원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시기상 지난 4일의 북한 발사체 발사와 9일의 발사 사이인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질문받자 "한국이 그 부분에 있어 진행해 나간다면 우리는 개입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건 대표도 오늘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대화 재개에 대한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아울러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사안도 거론됐을지 주목됩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2016년 2월 개성공
개성에 두고 나온 시설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자체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지만, 정부가 계속 방북승인을 유보한 것은 미국과 공감대 부족 등을 의식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