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추경 처리가 무려 100일 가까이 지연되면서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재해가 발생했던 지역의 이재민들이죠.
정부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자 급하게 대출을 받는가 하면, 그마저도 쉽지 않은 이재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요.
현장을 김도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지난 4월, 일순간의 화마로 터전을 잃은 강원 산불 이재민들은 창고와 다름없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재민 김장호 씨는 잿더미가 된 집을 다시 짓기에 턱없이 부족한 지원 탓에 결국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장호 / 강원 산불 이재민
- "빚을 내더라도 (집 짓기 위해) 융자를 받았어요. 컨테이너 사는 것도 불편해요. 막 덥고…, 편하게 들어가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약없는 기다림이 원망스러운 또 다른 이재민은 애꿎은 컨테이너에 화풀이합니다.
(현장음)
- "이게 집이야, 이게! XX 이게 집이야!"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 있습니다.
포항 지진으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입니다.
▶ 스탠딩 : 김도형 / 기자
- "지진 발생 600일이 넘는 지금까지도 일부 이재민들은 다닥다닥 붙은 텐트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경순 / 포항 지진 이재민
- "정치권 싸움하지 말고, 이미 인재라고 밝혀진 우리 이재민들을 위해서 하루속히 여기서 나가도록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 수립 이후 지난해까지 국회에 제출된 정부 추경안은 모두 90차례, 이 가운데 통과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정치권의 늑장으로 이재민들의 한숨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도형입니다.[nobangsi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