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공관병 갑질 논란' 당사자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영입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 대표는 오늘(4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보류된 박 전 대장을 포함시켜 (이번 주 2차 인재영입 때)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혹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시기와 범위를 잘 판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발 여론 등을 고려해 일단 박 전 대장을 1차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향후 시기를 따져 박 전 대장 영입을 강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입니다.
당 안팎에서도 박 전 대장 영입이 성사되리라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박 전 대장에 대한 황 대표의 영입 의지가 강하고, 그가 '적폐몰이 희생자'라는 당내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황 대표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박 전 대장 영입 의지를 꺾지 않는 이유는 자신을 둘러싼 '리더십 시험대'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비박(비박근혜)계와 복당파를 중심으로 황 대표를 겨냥한 리더십 흔들기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 전략의 첫 단추인 인재영입마저 어그러지게 둘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곧 향후 인적 쇄신과 공천 등 총선 일정 전체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 공개발언 말미에 잇따른 리더십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당을 위한 많은 질책과 고언들이 있었다. 이를 경청하고 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며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도 당의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민께 새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하겠다"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정치 행보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 전 대장은 회견에서 "황 대표에게 1차 영입 명단에서 부담을 갖지 말고 저를 빼달라고 먼저 이야기했다. 황 대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또 있으니 기다려보자.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장 이날 기자회견과 여론의 향배를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수도권 4선 중진인 신상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자회견 결과를 보고 나서 내용에 따라 당에 부담이 될지, 도움이 될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황 대표의 정면돌파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의 리더십에 걸려있는 의문부호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황 대표가 연말까지 보수통합과 인재영입에 관한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 한 수도권 등 내년 총선 판세에서 열세인 지역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수도권 3선 의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인의 숙명은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의 1차 인재영입 면
김 의원은 "국민들은 한국당이 조국 사태를 겪은 뒤 절호의 기회를 맞아 한 번 싹 바꿔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인사를 내놓으리라고 잔뜩 기대했다"며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뼈아프게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