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생략한 김정은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 목격할 것"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의 새로운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선언을 되돌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선중앙TV는 1일 김 위원장이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와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 등 북미 신뢰 구축을 위한 '선제적 중대조치들'을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미군사연습과 첨단무기 도입, 추가 제재로 응답했다며 "우리 제도를 압살하려는 야망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세계 앞에 증명해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상대로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대응할 것임을 밝혀 대화의 여지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행동까지 시간이 남아있다고 시사했다.
동시에 경제발전을 강조하며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우게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 자력번영하여 나라의 존엄을 지키고 제국주의를 타승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억센 혁명 신념"이라며 어려워도 자력갱생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원회의에서는 인사·조직 문제를 다루며 상당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노동당 핵심부서인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 등으로 전보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선임됐다. 그 밖에 무기 개발을 지휘한 리병철 등이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하는 등 노동당 내 전문 부서의 부장 가운데 3분의 2이상이 교체되고 인민무력상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원회의 주석단에 등장하지 않아 건강 이상설 등이 제기된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사진이 공개돼 권력 서열 3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노동당과 국무위원회의 최고 자리에 올라 권력을 장악한 후인 2013년 이후 노동신문에 신년사가 게재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오전 9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신년사를 내보낸 바 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