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분간의 남북 접촉에서 북측은 개성공단과 PSI 참여 문제에 강한 불만을 보이면서도 대화를 간절히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장에라도 다음 접촉 날짜를 달라는 말도 했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1시간의 샅바싸움 끝에 22분 만에 개성공단 특혜 재검토 입장만을 통보한 북한의 입장은 이중적이었습니다.
공식 낭독한 대남 통지문은 강경한 어조로 개성공단 운영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남측 기업들은 많은 돈을 버는데 북한 노동자들은 얼마 벌지 못한다."
"개성 사업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없고 손해만 보는데, 이런 계약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
"남북 관계 악화 속에서도 개성사업을 유지하려고 애썼는데 남측은 우리가 돈에 목이 메 깨지 못한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런 문서 통보와 달리 구두로는 남북 접촉에 매달렸습니다.
"다음 접촉 날짜를 확정해 달라. 이번 주에라도 하자."
"가능한 한 빨리 답을 줬으면 좋겠다. 내일이라도 언제 만날지 답을 달라."
북한의 특혜 재검토 요구에 '신중 검토'라는 정부의 답이 나오게 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재계약을 맺자는 것이지 판을 깨자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대화의 발판을 만드는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이나 땅값이 올라가면 입주기업들의 반발과 철수도 우려됩니다.
정부가 '유연'하고 '탄력' 있는, 그러면서도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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