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이제는 미국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며 북·미대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미국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제 갈 길을 가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발표문을 내놓았습니다.
외무성은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려면 북·미 적대관계가 청산돼야 하며, 당사자들인 북·미가 먼저 마주앉아 합리적인 해결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회담을 해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이제는 미국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북한도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대화에 적극 응하지 않으면 핵억제력 강화 조치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됩니다.
북한의 이번 발표는 동북아협력대화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성 김 국무부 북핵특사를 만났으나 성과를 얻지 못한 데 따른 것입니다.
외무성은 북·미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아니었, 북·미대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문제가 토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일정 등이 합의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워싱턴의 흐름이 그렇게 전향적이지 않고, 상당히 회의적이고 조심스럽다"며 미국의 신중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리근 국장이 북한으로 돌아가기 직전 성 김 특사가 한 번 더 만날지, 미국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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