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으로 치닫던 한나라당 세종시 갈등이 이 대통령의 '싸우는 모습을 마무리하자'는 발언으로 잦아들 수 있을까 주목됩니다.
일단 당분간은 소강 국면에 들어가겠지만, 불씨는 여전합니다.
김성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청와대의 사과 요구와 친박계의 거부.
'감정 다툼'으로 번졌던 한나라당 내 갈등은 하루가 지나자 양쪽 모두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습니다.
친이계 안상수 원내대표는 친박계 공격 대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언론 쪽으로 돌렸습니다.
▶ 인터뷰 :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이명박 대통령의 진의를 일부 언론이 잘못 이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그 보도로 인해 당내에 큰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6선의 친박계 홍사덕 의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갈등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 인터뷰 : 홍사덕 / 한나라당 의원(친박계)
- "어제 그저께 있었던 일은 말하자면 세종시 법안하고 관련 없는 일종의 접촉사고였습니다. 명절 앞두고 참 송구스럽게 되었는데요. 어제 오후에 일단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일단, 이 대통령이 직접 '싸우는 모습을 중단하자'고 말했고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에 접점을 찾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 갈등은 다시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친이계는 3월 초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곧바로 끝장 토론에 들어가 당론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친박계는 수정안 관철을 위한 의총은 당내 분란만 키운다며 반대 입장입니다.
일단 폭발 직전까지 갔던 위기는 모면했지만, 언제든 도화선에 불이 붙을 수 있는 불안한 봉합 속에 설 연휴를 맞는 한나라당 속내는 무척 복잡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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