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학술림 무상 양도를 놓고 주민들과 대립각을 세운 서울대, 정작 학교 뒷산은 사실상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이번 집중 호우로 교내 산 곳곳이 무너져 폐허가 됐지만, 흉물스런 모습, 보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그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서울대 노천극장.
밀려든 토사와 자갈이 객석을 대신 메웠습니다.
노천극장 뒷산은 수직으로 마구 패여 있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마치 절벽을 연상케 하듯 산이 가파르게 깎여나갔습니다. 지하 배수관까지 드러났지만, 보름이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배수관 옆 패인 골짜기로 심한 악취와 함께 회색빛의 물까지 마구 방류됩니다.
노천극장 위 또 다른 산사태 지역인 빗물관리시설 시범사업장.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심하게 꺼져 있습니다.
유전공학연구소 앞 관악산 골짜기도 바윗돌 무덤과 다름없고, 움푹 팬 산등성 절개지엔 방수 비닐 하나 없습니다.
대운동장을 둘러싼 산허리는 아예 깎여 나갔고, 흘러내린 토사는 스탠드를 온통 점령했습니다.
학생들은 불안합니다.
▶ 인터뷰 : 서울대 재학생
- "달리는 도중에 흙에 걸릴 수도 있고, 그리고 저쪽에 또 올라가는 계단이 있거든요. 그 계단 쪽에도 흙이 있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고…."
하지만, 학교 측은 사전 대비로, 지난해보다 피해가 적었다는 말만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서울대 대학본부 관계자
- "저희가 미리 준비를 좀 해 놔서, 준설 작업이라든지이런 걸 해 놔서, 지금 작년보다는 피해가 저희가 줄었죠. 예. 비는 많이 왔는데…."
학교 뒷산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폐허 그대로 내버려둔 서울대, 법인화를 앞둔 국립대의 현주소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