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역에서 노숙인 반장, 일명 '노 반장'으로 통하는 한 경찰이 있습니다.
정순태 경위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정 경위는 노숙인과 일과 시간을 함께 하며 2년째 노숙인들을 뒷바라지하고 있습니다.
노 반장, 정 경위의 하루를 박통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 50살의 정순태 경위는 다른 경찰과 달리 특별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영등포역 인근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보호를 맡게 된 지도 어느덧 2년, 노숙인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파출소 문을 나서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정 경위,
거리를 돌아다니며 몸이 아픈 노숙인을 병원까지 바래다주고, 옷이 필요한 노숙인에게 인근 교회에서 남아도는 옷을 받아 건네줍니다.
허물없이 노숙자와 어울리는 정 경위의 태도에 동네 주민들도 정 경위를 노숙인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 인터뷰 : 김정숙 / 이웃주민
- "노숙인들 챙겨주고 항상 그러더라고요. 일일이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나는 노숙인인 줄 알았어요, 처음에…. "
얼마 전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인 허성정 씨를 위해 자신의 사비까지 털어가며 허 씨의 주민등록 재등록을 도왔습니다.
또 허 씨가 정부로부터 기초생활 수급비를 지원받고 쪽방촌 방을 얻을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큰 힘이 돼주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허성정 / 노숙인
- "누가 내 일처럼 봐줄 사람이 대한민국에 어딨겠습니까? 항상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밖에 더 있습니까? "
동네 사람들에게 '노숙인 반장'으로 통한다는 정순태 경위.
자신의 도움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노숙인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인터뷰 : 정순태 경위 / 영등포경찰서 영등포역파출소
-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저로 인해서 노숙인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걸로 보람을 느끼죠."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