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올해 초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을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회장 비망록에 언급된 유력 인사들과의 접촉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올해 초 만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올해 초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이 회장과 저녁식사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겁니다.
다만 김 전 총장은 "통상적인 업무 수행의 일환이었다"며 "증거가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SLS그룹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총장으로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당시 이 회장이 SLS그룹 구명 로비를 펼치던 시기였던 만큼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구속 수감된 이 회장의 로비 창구인 대영로직스 대표 문 모 씨가 김 전 총장과 알던 사이였고 당시 식사 자리를 주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 회장이 김 전 총장을 만난 후 SLS조선의 워크아웃이 부당하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냈고 검찰은 실제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 전 총장은 이와 관련 "진정에 따른 사건 처리는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지만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회장은 비망록에서 검찰 최고위 간부와 식사를 했고 자신이 식대를 계산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비망록 내용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의 실체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장이 검찰 수장까지 접촉했던 만큼 비망록에 언급된 검찰 고위 관계자 수사에 소극적이던 검찰이 태도를 바꿀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