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이나 텝스 등 각종 영어 시험에서 족집게로 소문난 해커스 학원이,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영어 시험문제를 유출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커스 그룹이 영어 문제를 해킹한 꼴입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2002년 문을 연 해커스 학원.
토익과 텝스 등 영어 분야에서 '족집게 강의'라는 명성과 함께 업계 1위로 올라섰고, 2010년 매출만 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 인터뷰 : 이현재 / 취업준비생
- "2개월째에요. 영어 토익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니까요. 제일 유명했어요."
하지만, 이같은 '족집게 강의'에는 시험문제 불법유출이라는 반칙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원 직원들이 직접 토익시험을 치르면서 독해 문제를 암기해 유출했고, 듣기 문제는 몰래 녹음해 시험이 끝나면 바로 시험문제를 복원했습니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팔지도 않는 초소형 녹음기와 만년필형 몰래카메라 등 특수장비도 동원됐습니다.
200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0여 차례의 토익·텝스 시험이 이런 방식으로 복원됐습니다.
복원된 문제를 시험이 끝나면 3시간 이내에 어학원 홈페이지에 올렸고 학원 교재를 만드는 데도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학원 측은 문제를 그대로 공개한 것이 아니고 출제 경향만을 교재에 반영했을 뿐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해커스 법무팀장
- "출제경향만을 반영했을 뿐 새롭게 출제된 문제들이 영어수험서에 수록이 돼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어학원 사주와 대표 등 4명과 해커스어학원 법인 2곳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특히 사주 조 모 씨는 국립대 교수인데도 불구하고 신분을 숨기면서 그룹을 운영해왔다고 검찰은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