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끊겼다 지난해 11월 복원된 백두대간 이화령 고개 구간.
87년 만에 야생동물이 나타나면서 생태 회복에 대한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31일 오후, 이화령 고개 생태통로.
인근 조령산 방향에서 등장한 고라니 1마리가 반대편 백화산 쪽으로 여유롭게 사라집니다.
19분 뒤, 이번엔 충북 괴산 쪽에서 나타난 고라니, 쏜살같이 조령산 방면으로 뛰어갑니다.
지난해 11월 15일 이화령 구간 복원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야생동물이 출현한 것입니다.
특히, 고라니 배설물까지 발견되면서 복원 고갯길의 생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이화령 고개엔 일제강점기, 우리의 아픈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신작로 개설을 명분으로, 백두대간의 본줄기가 잘리면서 민족 정기와 자존심이 크게 훼손된 바 있습니다.
내친김에 정부와 학계는 이화령 구간이 산양과 같은 멸종위기종 서식공간으로 변모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창욱 / 한국보전생태연구소 선임연구원
- "앞으로 생태 축이 좀 더 안정화된다고 하면, 삵이나 담비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이 이 지역을 이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87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백두대간 이화령 고개, 진정한 자연 생태계가 살아숨쉬는 산줄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