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된 줄 알았던 문화재, 연복사탑 중창비가 100여 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시민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거북이 등 주위를 수놓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조각들.
비석 상단은 여러 마리의 용이 휘감고 있습니다.
바로 밑 세모꼴의 몸체에는 '연복사탑 중창지기'라는 글씨가 확인됩니다.
1394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개성에 있는 연복사 오층불탑의 건립내력을 담아 만든 비석, '연복사탑 중창비'입니다.
지금은 중앙을 받치던 몸체가 소실됐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보물 387호 '회암사 선각왕사비'와 비교하면 원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오문선 / 서울시 문화재과 학예연구사
- "이수(상단)만 아니라 귀부(받침)도 중국 석비 양식이 수용된 것은 연복사탑중창비가 가장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 비석은 지난 1910년 일본인 세키노 타다시의 사진에 찍힌 이후 최근까지 100여 년간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석은 용산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이 비석의 가치를 눈치 챈 사람은 학자도 공무원도 아닌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석중 / 비석 최초 발견자
- "지나다니다가 여기 특이한 석조물이 있구나 해서 언제 한번 찾아가 봐야겠구나 했는데 날을 잡아서 한 번 와서…."
서울시는 이 비석이 조선 초기 새로운 조형예술을 보여주고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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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