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정원 사건' 수사 당시 담당 수사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통화조차 한 적이 없다는 당초의 주장을 뒤엎는 것으로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엄해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국정원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두 번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당시 수사실무 책임자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외압을 가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습니다.
통화조차 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검찰의 통화내역 조회에서 김 전 청장이 직접 권 과장에게 전화한 흔적이 밝혀졌습니다.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지난 12월 16일 직전입니다.
검찰 조사에서 권 과장도 김 전 청장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장이 일선 경찰서 실무책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수사를 잘하라'는 격려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하게 하라는 취지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시 지휘부로부터 불법 선거운동 여부와 관련해 수사 축소 압박을 받고 있던 권 과장.
김 전 청장의 전화가 사실상 압력으로 느껴질 만한 대목입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 umji@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