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또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앞장선 이용녀 할머니는 그토록 바랬던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듣지 못한 채 끝내 눈을 감아야 했습니다.
전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41년, 16살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이용녀 할머니.
평생 소원이었던 일본의 사과 한마디를 끝내 듣지 못하고 향년 8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인터뷰 : 서병화 / 이용녀 할머니 차남
- "일본이 사죄하기는커녕 모든 게 역으로 가는 그런 과정을 보면서 어머니가 안타까워하셨어요. 밥도 못 드시고…."
어려서부터 남의 집 살이를 할 만큼 가난했던 이 할머니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미얀마에 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해방 뒤 고국에 돌아와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상처는 깊었지만,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는 데는 결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열린 '일본군 성 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증언해 승소를 이끌어냈고, 자신이 겪었던 가슴 아픈 과거를 그림으로 그려 알리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안신권 / 나눔의 집 소장
- "자기 고백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역사적인 사실을 대중 앞에 고백했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특히 일본에 가서 많은 증언을 했습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이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우리 곁에 남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57명으로 줄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호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