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한번 오면 5천억원 '초대박'…"80년대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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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매일경제 |
비(非)유럽인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3월 13일 선출 이후 지금까지 딱 한 번 외국을 방문했다. 최대 가톨릭 신자를 보유한 브라질로 지난해 7월 세계청년대회가 열렸을 때였다.
올해는 5월 이스라엘ㆍ요르단에 이어 8월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밖에 없다. 전임 교황치고는 해외 순방이 드문 편이다. 달리 말하면 그의 방한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브라질 세계청년대회 참석이 이미 전임 교황 때부터 예약된 스케줄이고 중동 방문이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순례의 성격이 짙다고 할 때 교황의 한국 방문은 교황의 자발적 의지가 가장 많이 반영된 여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교황은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막상 교황이 한국 땅에 발을 디디면 `교황이 왜 한국에 갔느냐`에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바티칸이 아시아 선교에 대한 포석으로 한국 교회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우리의 장점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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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황의 브라질 방문이 유발한 경제효과는 12억헤알(약 5389억원)로 추산된다. 전 세계 관광객 350만명이 몰렸고 대부분이 젊은 층이었다.
브라질 관광공사는 "교황 방문은 세계청년대회 한 달 전인 6월에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보다 60% 많은 경제효과를 유발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가톨릭 대륙`인 남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와 다종교 국가인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를 동일 선상에 놓긴 어렵다. 중국과 일본의 가톨릭 신자 수도 많지 않은 편이다. 아시아청년대회 규모도 6000명 정도로 이 가운데 아시아 22개국에서 오는 젊은이는 2000명 선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브라질과 교황의 결합은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다. 오히려 장기적인 효과를 놓고 본다면 분단국 이미지가 강한 한국이 얻을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예단했다.
더구나 IT 강국과 역동적인 이미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차동엽 신부는 "전 세계 가톨릭 인구는 13억명으로 교황의 한국 사랑이 길게 볼 때 유럽, 북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무역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호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황 방한은 25년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1980년대만 해도 경제효과를 따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다만 두 차례 교황 방문으로 한국 가톨릭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신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당시 가톨릭 신자는 10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급증했으며 현재 국내 천주교 신자는 520만명이다. 이 때문에 교황 방한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 신자(700만~800만명)를 역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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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 방한을 2~3년간 물밑에서 도왔던 장익 주교는 "교황 방한은 당시 한국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사람들 마음속 깊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갈망에 희망과 답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했다.
차 신부는 "가진 자들이 교황님의 행보를 보며 가난한 사람을 돕는 기부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홍순 전 로마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는 "교황의 리더십은 말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데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간다는 데 있다"며 "아마도 각계각층 리더십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경제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