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갑을 관계'에 따른 납품업체 뜯어먹기가 또 적발됐다. 이번에는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었다. 계속된 이들의 부당한 요구와 횡포에 한 납품업체 사장은 결국 목숨을 끊었다.
1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검사)는 납품업체로부터 1억63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배임수재)로 한국공항공사 R&D사업센터 과장 최 모씨(42)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와 공모해 납품업체에게 각각 2000만원가량의 기프트 카드를 받아챙긴 R&D사업센터 전 센터장 김 모씨(57)와 직원 2명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R&D사업센터에서 항공기의 비행을 돕는 전술항행표지시설 개발 및 구매 사업 실무를 담당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는 사업 수주를 미끼로 특정 업체에게 현금 2억원과 고급 룸살롱 접대를 요구했다. 명절 때는 기프트 카드를 내놓으라고 갑질을 해댔다.
최씨는 이렇게 받아 챙긴 기프트 카드를 고위 간부들에게 나눠주며 인심을 썼다. 골프를 치고, 자녀들의 학원비를 내는 등 사적으로 유용하기도 했다.
최씨 등은 금품수수와 향응에도 모자라 납품업체에 발주한 사업과 관련해 해외출장을 가면서 의전은 물론 경비까지 제공하라고 했다.
견디다 못한 이 중소 납품업체 사장은 지난해 10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검찰은 기소된 4명과는 다른 직원이 이 납품업체에게 매뉴얼 인쇄비 1000만원 상당도 다른 업체를 위해 대납하게 한 사실도 적발하고 한국공항공사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기업은 국민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