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11일째, 진도를 찾는 자원 봉사자들의 발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묵묵히 아픔을 나누고 있는 자원 봉사자들을 박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갓 지은 밥 위에선 김이 피어나고, 밥을 푸는 손끝엔 온정도 함께 묻어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난 16일부터 지금까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해 온 자원 봉사자 박경숙 씨.
실종자 가족들과 체육관을 찾은 사람들을 위해 11일째 묵묵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경숙 / 자원 봉사자
- "육체적으로 힘든 거는 괜찮은데 피해 가족과 계속 같이 있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돼야 하는데…."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쓰레기를 주워담는 봉사자도 있습니다.
집에서 쉬는 게 마음이 더 불편하다는 한홍수 씨는 사고가 난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홍수 / 자원 봉사자
- "(실종자 가족들은) 저보다 더 많이 마음이 아프신 분들이잖아요. 끝날 때까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머나먼 타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유학생 예비부부도 나섰습니다.
충남 선문대에서 공부 중인 이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비극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맡은 임무는 다 쓴 구호물품 뒷정리.
빈 병 수거하랴 박스 정리하랴 쉴 새 없지만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샴스사밈 / 아프가니스탄 자원 봉사자
-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한국이) 저희에게 매우 소중한 나라이고 함께 해드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지금까지 진도를 거쳐 간 자원 봉사자는 만 4천여 명, 이들의 애정 어린 손길이 상처받은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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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조영민,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