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3일 만에 급박했던 구조 당시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승객들에게 선실에 남아 있으라고 방송을 한 이준석 선장이 정작 자신은 속옷 차림으로 황급히 탈출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보도에 오택성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6일 오전 9시 35분, 세월호로 해경 경비정이 접근합니다.
이미 45도 이상 누워버린 세월호의 승객들은 갑판 위에서 내동댕이치듯 아래로 미끄러집니다.
배가 완전히 넘어가기 전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이 필사적으로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나오고,
바다에 빠진 한 승객은 구조장비에 매달린 채
해경 대원이 잡은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다친 사람들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구조대가 분주히 움직이는 순간, 한 남성이 속옷 차림으로 황급히 구조선에 올라탑니다.
세월호의 선장 이준석 씨입니다.
승객들에게는 선실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방송하고 나서 정작 자신은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황급히 탈출한 겁니다.
해경도 워낙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장이 승객을 뒤로한 채 탈출하는 줄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김경일 / 목포해경 123정 정장
- "승무원을 먼저 구한 것이 아닙니다. 긴박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빨리 구조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준석 선장인 것은 전혀 몰랐나요?) 절대 몰랐습니다."
선장이 속옷 바람으로 허겁지겁 탈출하는 사이, 선실에 있으라던 방송만을 믿고 남아 있던 승객 수백 명이 세월호와 함께 차가운 바다로 가라앉았습니다.
MBN 뉴스 오택성입니다.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