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목과 몸 분리된 채 발견…사망 원인 놓고 의견 분분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2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오전9시께 전남 순천 서면의 한 매실밭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변사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이는 유 전 회장의 DNA·지문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견 당시 시신은 상당히 부패해 80% 가량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여서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회장의 정확한 사인이 알려지지 않자 이를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순천경찰서 회의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밀 감식을 통해 타살 여부를 알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칼자국이나 독극물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시신은 목 부위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고 얼굴이 오른쪽으로 심하게 돌아가 목과 몸이 완전히 분리됐던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타살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유 전 회장은 하늘을 바로 반듯이 누운 상태로 발견돼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 전 회장이 혼자 도주하던 중 실족했다면 시신의 자세가 흐트러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유 전 회장이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녔다는 현금 20억원도 증발한 상황에서 제3자가 유 전 회장의 돈을 노리고 살해한 뒤 도주했을 것이란 추측이 관심을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있다. 검경의 대대적인 추격에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비관적인 심정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전남 순천장례식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 분원으로 옮겨졌다. 국과수는 독극물 검사 등 정밀감식을 통해 유 전 회장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점 등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나이와 평소 앓고 있던 지병도 사망원인으로 추정됐다. 유 전 회장은 향년 73세로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어 술을 마신 후 저혈당이 발생해 쇼크사 했다는 것이다. 시신 주변에서는 소주 2병과 막걸리 한 병과 함께 발견됐다.
유 전 회장의 사망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은신처 바깥으로 산책을 나왔던 유 전 회장이 저혈당 쇼크를 일으켜 그 자리에서 숨졌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의 사인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국과수의 한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감식을 진행 중이며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는 지금 당장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