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법학과에 다니는 김모씨는 틈만 나면 유럽의 한 대학이 개설한 온라인 상법 강의를 들으며 궁금한 점은 그 대학 교수에게 질문도 보낸다. 이 강의는 전세계 수강생이 5만명에 달한다. 김씨는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되고 영어 공부 까지 '일석이조'인데 비용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외 온라인공개강좌(MOCC)가 올해 국내에도 도입된다. 교육부가 비싼 등록금으로 대변되는 국내 대학의 높은 장벽을 걷어내 일반 사람들도 대학 강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이같은 MOCC가 고등 교육의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수강 인원의 제한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 수강 가능하며(Open), 웹 기반으로(Online) 미리 정의된 학습목표를 위해 구성된 강좌(Course)라는 뜻의 MOCC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형 MOOC'를 올해 하반기 시범도입하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MOCC는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학습자가 인터넷으로 세계적 석학들의 강좌를 무료로 접하고 질의응답, 과제, 토론 등 '쌍방향 학습'이 이뤄지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수강 인원 제한 없이 무료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들이 2012년 4월 발족한 코세라(Coursera)에는 현재 114개 기관의 839개 강좌가 개설돼 있고 이용자는 약 1000만 명이다.
국내에서 MOOC가 구축되면 주부,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대학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정부는 MOOC의 공용플랫폼을 만든 뒤 올해 하반기 시범강좌를 20개 정도 개설하고 강좌 수를 2018년까지 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각 강좌는 대학 명의로 운영되고 대학이 정한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이수증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한국형 MOOC'에 국내 대학의 최우수 강의가 탑재되도록 유도하고 국내 서비스가 안정되면 외국 대학의 강좌도 개설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형 MOOC는 대학의 수업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국내 대학의 질 높은 강의를 외국에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한국 고등교육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MOOC를 통한 학점 및 학위 인정은 온라인 학습의 신뢰성에 대한 사회적, 기술적 검증을 거쳐 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가에선 MOCC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있다. 사이버대학 등 일부에선 "유명 대학 강의가 무료로 공개되면 유료로 운영되는 사이버 강의는 위기”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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