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막무가내 폭행…119구급대원 '수난시대'

【 앵커멘트 】
환자의 생명을 구하러 간 119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처벌 규정은 강화됐다는데, 왜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는 걸까요?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19구급차 안.

환자 옆에 있던 보호자가 응급처치 중인 구급대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때립니다.

누워 있던 환자까지 나서 말려보지만, 폭행을 멈추지 않습니다.

구급대원을 폭행한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의자
- "생각도 안 나고 그날 어떻게 된 것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졸지에 봉변을 당한 구급대원은 얼굴에 난 상처보다 정신적 충격이 큽니다.

▶ 인터뷰 : 폭행 피해 구급대원
- "보람을 느끼고 하는 일인데 사기도 많이 떨어지고 우울하고…."

최근 5년간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530여 건.

이 가운데 90%는 술에 취한 취객의 소행이었습니다.

구급대원을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술에 취해 있었다는 이유로 처벌 수위는 이보다 훨씬 낮습니다.

▶ 인터뷰 : 최경천 / 전북 부안소방서 대응구조팀장
- "환자 이송과 응급처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구급대원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없는 한 이들의 수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