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시는 화면은 쓰레기장이 아닙니다.
경기도 수원의 59㎡ 남짓한 아파트를 청소하는 모습인데요,
10대 남매가 이 쓰레기 더미에서 3년 간 살아오다 경찰과 구청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추성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마스크를 쓴 환경미화원 10여 명이 쉴 새 없이 청소를 합니다.
치우고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은 쓰레기장이 아니라 55살 서 모 씨의 집입니다.
화장실 바닥에는 더러운 휴지가 그대로 널려 있어 변기조차 보이지 않고, 침대 매트리스에는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보일러실과 부엌에도 각종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 인터뷰 : 환경미화원
- "다 쓰레기잖아요. 여기 뭐 있어요? 사람 들어설 자리도 없었어요. 여기는 이렇게 쌓여 있었어요."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지금은 어느 정도 청소가 된 상태지만, 심한 악취는 물론 곳곳에는 보시는 것처럼 거미줄이 가득해 이곳에서 누군가가 살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59㎡ 남짓한 아파트에서 나온 쓰레기는 5톤짜리 쓰레기차 한대가 모자랄 정도입니다.
서 씨의 집은 지난 24일 베란다에 누군가 매달려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공개됐습니다.
소방대원과 경찰관이 출동했는데, 놀랍게도 집 안에는 발목에 줄이 묶인 17살 남자아이와 속옷만 입은 15살 여자아이가 있었던 겁니다.
▶ 인터뷰 : 이영하 / 수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팀장
- "119하고 순찰차가 나가서 떨어지려고 했던 학생을 잘 구조했고. (외부에 있던) 어머니를 설득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 봤더니 온 집 안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상황이었던 거죠."
이웃들은 그동안 이런 사실을 대부분 몰랐다고 합니다.
▶ 인터뷰 : OO아파트 경비원
- "완전히 문을 닫아 놓고 사니까 냄새가 밖에까지 안 나오죠. 바로 옆에 집도 모르고 있는데…."
경찰은 일단 자폐증이 심한 오빠는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동생은 아동보호 전문기관으로 보냈습니다.
또, 아이 엄마인 서 씨를 대상으로 아동 학대와 방치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