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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기자가 피해자 학부모로부터 입수한 카카오톡 내용에 따르면 충남대 배구부 선배들의 후배들에 대한 가혹행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김시균 기자> |
국내 대학배구 1부리그 팀인 충남대 배구부에서 선배가 신입생을 폭행하고 이후로도 집요하게 괴롭혀온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 충남대 배구팀 선수 A씨(22)는 신입생 4명과 ‘입방식’ 명목으로 가진 술자리에서 신입생 B씨(20)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구타 과정에서 실신과 기절을 거듭했으며 다른 신입생들에 의해 방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당시 폭행으로 상해진단 3주, 성형진단 2주, 정신과진단 4주를 받은 요즘도 불면증에 시달리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구타를 당한 시점은 ‘입방식’이 끝난 2월 3일 새벽 1시께였다. B씨의 학부모 C씨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신입생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선배 선수 4명이 미리 준비한 소주 1.8리터 5병과 맥주 1.5리터 2병을 강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라며 “아들이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수차례 거절하자, A씨가 아들 등을 옥상으로 불러 구타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신입생 D씨(19)와 E씨(19)와 2학년 F씨(20)를 열중쉬어 자세로 세워둔 채 주먹과 발로 B씨의 얼굴과 머리 등 전신을 수십분 간 구타했다고 한다.
이같은 충남대 배구부의 선·후배 간 가혹행위는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기자가 입수한 B씨의 카카오톡에는 B씨는 최근까지도 선배들의 잇딴 협박과 폭언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B씨가 지난달 17일에 받은 카톡에는 한 선배의 “니네 오늘 시합이고 뭐고 다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이, 지난달 27일에는 “싸가지 00없네 진짜”라는 문자를 보내며 심적으로 압박을 가해왔다.
학교 측에서도 대체적으로 구타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충남대 배구부 감독인 진윤수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으로써 '부덕의 소치'라면
현재 대전둔산경찰서는 A씨를 포함해 가해학생으로 지목되는 3명에 대해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 전원이 혐의에 대해 시인한 상태"라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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